'에쿠니 가오리'에 해당되는 글 7건

  1. 2006.12.06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2. 2006.05.07 웨하스 의자
  3. 2006.05.07 사랑후에 오는 것들 : 공지영 편
  4. 2005.04.19 낙하하는 저녁
  5. 2004.06.03 울 준비는 되어 있다
  6. 2004.04.24 냉정과 열정사이
  7. 2004.03.24 반짝반짝 빛나는
books2006. 12. 6.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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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에 에쿠니 가오리의 신작을 읽었습니다.

이번 작품은 예전과 비슷한 느낌을 주지만, 비슷한 시기의 여고생의 단면을 보여주는 단편소설이였습니다.
예전에는 성인이였던 것에서 소설의 대상이 좀 달라지긴 했지만, 일본의 사회적 배경과 인간미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여전히 조용하면서도 서로 다른 인물을 묘사하고 있지만 맥락은 비슷하게 이여지는 느낌.. 그녀 만의 색은 여전히 묻어 있는 작품입니다.

단편소설이라서 그런지 집중도가 좀 떨어지는 것이 아쉽고 챕터별 분량이 상이하게 차이가 나서 몰입도가 약하더라구요. 책 제목만큼 학창시절의 기억이 '언젠가 기억에서 사라진다 해도' 한면, 장소, 사람을 보면서 과거를 되새김하는 느낌으로 책을 보라는 작가의 의도로 책제목을 지었던게 아닌가 싶습니다.

에쿠니 가오리의 책제목은 언제나 맘에 들어요.. ♥

Posted by blueisland
books2006. 5. 7. 00:58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은  '반짝반짝 빛나는'를 첨 읽어보고 최근작은 거진 다 읽었었다. 이 소설도 제목에서 풍기는 냄새가 그녀 스럽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웨하스로 만든 의자.. 소설에선 이렇게 표현한다.

"웨하스 의자는 내게 행복을 상징했다. 약하고 무르지만 반듯한 네모. 그 길쭉한 네모로 나는 의자를 만들었다. 조그많고 예쁜, 그러나 아무도 앉을 수 없는 의자를. 눈 앞에 있지만…, 그리고 의자는 의자인데 절대 앉을 수 없다."

웨하스 의자라는 향기롭고 달콤하지만 완전하지 않으며 금방 부서져 버릴듯한 느낌.. 일반적이지 못한 주인공의 심리는 '웨하스 의자' 뿐만아니라 '반짝반짝 빛나는', '낙하하는 저녁'등 에쿠니 가오리의 세계속 인물을 대변하는 제목의 연속, 공통분모다.

일반적인 모습을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에서는 찾아볼 수 없어 더 찾게되는 지도 모르겠다..
염세적이지만 매력적인 소재와 서술 방식, 기대되는 작품이 나오길 바라는 맘은 사라지지 않을 것 같다.

Posted by blueisland
books2006. 5. 7. 00:22
지하철..
무가지를 읽으며 출근하는게 일상이 되어 버렸다. 일어나기 힘든 오늘, 7시35분에 일어났다.. 일어나기 싫을 정도로 무거운 몸.. 지하철과 함께 간다. 무가지를 읽다가 앞에 에쿠니가오리 반짝반짝 빛나는..을 좀 뒤늦게 읽은 사람(새 책이다^^;)이 보인다..

다시 무가지에 집중하는데..
공지영님이 처음으로 사랑에 관한 소설을 '냉정과 열정사이' 츠지 히토나리님과 함께 한일 남녀의 사랑얘기를 쓴 책이 나왔다는 광고성 기사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 '또 읽을 책이 생겼네' 하는.. 지하철을 타는건 싫지만 책을 읽게 되는건 좋은 징조다..

요즘 공지영님 소설에 빠진 걸 어찌 아는지..
올해가 가기전 읽어야 겠다. 그 다음엔 에쿠니가오리의 다른 거..^^*

2005-12-20 09:36


지금..

작년 말쯤에 공지영님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읽고 반가움에 접한 책이였다..
습관적으로 맘에 드는 작가에게 흠모하는 맘으로 빨려들어가는 습성이 있는지라 더욱 만감이 교차하는 작품이였다.. 불행이도 이작품은 그녀의 독특한 필체는 살아있는지 모르지만 2%의 모자란 느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다른 작품에 비해 다소 실망스러웠다..

4개월이 지난 지금 반쪽의 히토나리님의 사랑후에 오는 것들을 이번주에 읽으려고 책을 집었다.. 읽고 나면 맘이 달라지려나.. 달라지면 좋겠다^^;
Posted by blueisland
books2005. 4. 19. 10:32

2005년 두번째 책..

또 에쿠니 카오리 소설이네.
작년에 보고 싶었는데 이제서야 보게된다..
요즘 일본 소설에서 느끼는 일반적인 경향일지도 모르지만
독특한 사람과 사랑.. 하지만 동조해가는 내 모습을 보면서
그녀의 소설은 늘 그러하듯 특별함을 전해준다..
비오는 봄과 잘 어울릴려남? ^^;
비소리와 잘 어울릴 듯해..


책소개

동화에서 연애소설, 에세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집필활동을 펼치는 <냉정과 열정 사이>, <반짝반짝 빛나는>의 작가 에쿠니 카오리의 신작소설.
사랑하는 남자를 15개월에 걸쳐 서서히 떠나보내는 여자, 리카의 시간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8년 동안 함께 살아온 애인 다케오가 어느날 갑자기 이별을 선언한다. <낙하하는 저녁>은 이처럼 갑작스레 이별을 통고받는 리카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그의 표정을 보니 농담이 아니라는 것쯤은 알겠고 그저 '알았어'라고 대답하는 수밖에. 한 문장으로 마무리되기엔 긴 세월이지만, 달리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이별의 이유는 하나코라는 여자 때문. 누구나 그녀를 사랑하지만 하나코는 누구에게도 소유되지 않고 스스로도 소유하지 않는 존재이다. 그녀는 다른 사랑을 파괴하면서까지 사랑을 이끄는 흡인력을 갖고 있는데……. 에쿠니 가오리가 담아내는 실연에 관한 새로운 화법을 보여주는 작품.

이별 후에도 일상은 담담히 흘러간다. 외롭지만 조용하고 평화로운 하루하루. 하나코의 등장 이전까지 리카의 삶은 겉보기엔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불시에 당한 사고처럼 갑작스레, 하나코가 그녀의 삶에 들어선다. 리카의 사랑을 뺏어간 그녀-하나코는 너무나 자연스럽게 리카의 생활에 스며든다. 모두가 그녀를 사랑하고 원하지만 아무에게도 맘을 주지 않는 하나코. 도망칠 수 없는 삶에서 도망치려는 하나코와 그녀를 관찰하며 어느덧 하나코 주변의 공기에 동화되어버리고 마는 리카, 두 여자 주변을 서성거리는 다케오. 두 여자와 한 남자의 이야기가 간명하게 그려진다.

에쿠니 가오리는 단어 하나하나에 놀랍도록 정확한 만큼의 무게를 실어 내뱉는다. 그녀의 언어에는 모자람도 넘침도 없다. 한없이 쓸쓸하고 아프면서도 부드럽고 포근한 분위기가 작품 전반을 지배한다.

결국 이 소설은 15개월여의 시간이 흐른 후 비로소 실연하는 이야기이다. 이제 리카와 다케오의 관계는 '제로'. 다시 시작할 수도 있고, 모르는 사람처럼 지나칠 수도 있는 그런 사이. 사랑과 실연에 관한, 흐르는 시간에 관한 사랑 이야기.

Posted by blueisland
books2004. 6. 3. 10:06


참 냉소적이다.. "울 준비는 되어 있다"를 읽으면서 울 준비라고 말하기 보다는 이미 울 눈물이 매말라서 마음은 울고 있더라도 겉으론 울 준비보다는 "그래.. 그렇지" 순응하는 역설적인 제목인듯.. 읽는데 3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 짧은 소설속에서 현실을 외면할 수 없는 슬픔에 난 이미 동화되었다..


yes24의 blur182 님의 글입니다.

에쿠니 가오리를 세번째로 만나는 작품이었습니다. 처음은 그 유명한 냉정과 열정사이의 로쏘, 두 번째는 낙하하는 저녁이었지요. 이 책을 받아들고 많이 망설였어요. 언제나와 다름없이 화사하면서도 단아한 그녀의 사진(그녀의 인기에는 그녀의 외모- 정확하게는 한장의 사진도 어느 정도 영향이 있겠죠?)이 표지를 두루고 있는 이 책은, 작은 양장본의 판형도 그녀의 얼굴도 기존의 소설과 다를게 없었지만. 그렇기에 망설여졌습니다. 울 준비는 되어 있다, 라고 씌여있는 제목이 꼭 "(나는) 울 준비는 되어있다. 너는?" 이라고 묻는 것 같아서요. 그녀가 물론 신파는 아니지만, 아련하다고만 말하기엔 어딘가 직선적으로 눈물을 콕 끄집어 내는 면이 있잖아요. 그게 너무 두려워서. 싫은건 아니었지만, 어딘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고칼로리의)을 눈앞에 둔 다이어트 하는 사람의 심정이랄까요.

한참만에 용기를 내어 집어든 책은, 선입견과는 달랐습니다. 눈물을 흘리게 하는 이야기는 아니었으니까. 물론 슬픈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눈물이 식어버린 후의 남아있는 쓸쓸한 슬픔의 뒷맛에 대한 이야기라고 할까요. 현실을 외면할 수 없는 슬픔. 어느 순간 감정의 미묘한 변화가 오고, 그로 인해 슬프지만 그렇다고 거기에 푹 빠져 목놓아 울 수도 없는, 오후의 약속을 생각해야하고 혹은 내일 일찍일어나하니 빨리 자야하는데 혹은 울면 눈이 부을텐데 하는 식의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는 그런 종류의 슬픔. 사실 그게 더 슬프잖아요. 아무리 슬퍼도, 아무리 가슴이 터질것 같아도 내일 일어나면 똑같은 해가 뜨고 세상은 돌아가고 우리들 자신조차 다시금 똑같은 세상에서 똑같은 템포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을 안다는 거. 그럴 수 밖에 없음을 아는 것.

굉장히 짧은 소설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작가후기에서 그녀가 밝힌대로 "온갖 과자를 섞어놓은 과자 상자가 아니라, 사탕 한 주머니"입니다. 그만큼 서로 조금씩 색깔은 다르지만 결국엔 같은 맛을 전해줘요. 가슴 한 켠이 스산해지고, 자꾸만 담배를 피고 싶고, 한숨이 나오고, 답답하게 만드는 소설입니다.

잔인한 소설이에요. 일상이 그러하듯이, 외면할 수도 없다는 점에서 더. 사람들은 참 이상하지요? 울 준비 따위는 할 생각도 하지 않고 사랑을 하고, 결국엔 세상 끝날듯 울다가도 다시 사랑에 빠지니. 그리고, 이렇게 힘이 빠져 버릴 것을 알면서도 기어이 이 책을 읽고 말았으니.


Posted by blueisland
books2004. 4. 24. 22:27



이탈리아에서 살고 있는 아오이와 쥰세이. 일본에서 대학을 다닐때 열정적으로 사랑을 나눴던 이들은 어떤 문제로 다투다 헤어졌다. 지금은 둘다 다른 사람을 사귀며 전혀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둘의 마음속에는 '아오이가 서른살되는 생일날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만나자'는 약속이 생생히 살아있다.

오래된 그림을 되살리는 복원사인 쥰세이는 자신을 열정적으로 사랑해주는 메미를 품으면서도 아오이를 떨치지 못한다. 보석을 파는 아오이는 자신을 '데조로(보물)'라 불러주는 완벽한 남자 마빈의 사랑을 받으면서도 그에게 아무 것도 털어놓지 않으려 한다. 그러는 사이 아오이의 서른번째 생일은 조금씩 다가온다.

두 작가의 의기투합으로 기획된 이 소설은 월간 <가도가와>지에 2년이 넘게 연재되었다. 가오리가 먼저 아오이의 이야기를 실으면 그것을 본 히토나리가 다음으로 쥰세이의 이야기를 싣는 식이다. 주인공에 대한 몇가지 사항만 합의한채 나머지는 그때그때 서로의 글을 보고 빚어나갔다는 얘기다. 노트를 돌려 쓰는 릴레이 소설처럼.

물론 따로 한권씩만 읽어도 아무 문제는 없다. 하지만 좀더 스릴있게 읽는 법은 연재가 실렸던 순서대로, 그러니까 아오이의 이야기 한 장을 읽고 다음엔 쥰세이의 이야기 한 장을 읽는 식으로 두 책을 번갈아가며 읽는 것이다. 일본의 두 유명작가가 어떻게 한 이야기를 다른 방식으로 썼는지, 한 작가가 툭 던진 조그만 모티브를 다음 작가가 어떻게 받아가는지를 그려보면서 말이다.

아오이와 쥰세이의 이야기를 우리말로 옮긴 사람이 김난주, 양억관 부부 번역가라는 사실도 빠뜨릴 수 없다. 두 역자는 게다가 이전에 각각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의 책을 번역한 적이 있었다.
Posted by blueisland
books2004. 3. 24. 18:06


<냉정과 열정 사이>의 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투명한 사랑 이야기
호모 남편과 알코올 중독 부인... 그리고 그 남편의 애인. 평범하지 않은, 조금 이상할지 모르는 이 세 사람의 사랑이 소설의 축을 이룬다. 호모가 여자와 결혼했다는 것, 그리고 그 상대가 알코올 중독자라는 것. 자칫 이런 등장인물의 이력만 보면 지리지리하고 어두운 생활이라든가 피터지는 사랑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에쿠니는 그녀만의 독특한 서정성과 문체로 이런 우려를 깨끗이 날려버리며 우리에게 투명한 사랑 이야기를 선사한다.
본문중에..
“아버지,은사자라고 아세요? 색소가 희미한 사잔데 은색이랍니다. 다른 사자들과 달리 따돌림을 당한대요. 그래서 멀리서 자기만들의 공동체를 만들어 생활한다는군요. 쇼코가 가르쳐 주었어요. 쇼코는 말이죠, 저나 곤을 그 은사자 같다고 해요. 그 사자들은 초식성에, 몸이 약해서 빨리 죽는다는군요 . 단명한 사자라니, 정말 유니크하죠. 쇼코의 발상은.”
나는 웃었다. 웃으면서 최악이라고 생각했다. 어머니한테 이러니 저러니 압력을 받는 편이 훨씬 낫다.
(은사자들/ p131)

Posted by blueis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