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2006. 11. 7. 12:21
원문보기: http://www.skyventure.co.kr/global2005/trend/view.asp?Num=12861&NSLT=Y

요새도 세미나마다 단골로 등장하는 화두는 웹 2.0 의 수익모델이 도대체 무엇이냐는 것이다. 혹자는 우스개소리로 웹 2.0 의 수익모델은 웹 2.0 세미나 사업과 M&A 사업, 두 가지라고 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웹 2.0 에서 돈버는 방법은 웹 1.0 에서 돈버는 방법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 방법이란 아마 크게 다음과 같은게 아닐까 싶다.

돈을 받고 물건이나 정보를 직접 파는 것 (아마존)
여러 사람들이 즐겨 쓰는 서비스를 만들고, 여기에 광고를 하는 것 (구글)
정보나 재화, 컨텐츠를 사고 파는 트랜잭션 채널을 형성하고 거래 수수료를 얻는 것 (이베이)
그런데 며칠전에 지하철을 타고 가면서, 사실 위의 세 가지 수익모델이 "지하철 인더스트리" 에도 거의 그대로 적용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지하철을 타면서 우리는 요금을 낸다. 지하철 공사의 인프라 서비스를 직접 구매하는 셈이다. (아마존)
지하철 역에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수많은 광고를 접하게 된다. (구글)
자세히 눈에 띄지는 않지만, 지하철 서비스 이용 프로세스의 "트랜잭션 채널"을 형성한 뒤, 여기에서 나오는 수수료를 가져가는 회사들이 있다. 이를테면 교통카드 시스템이 그것이다. (이베이)
아름다운 수익모델

이 중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비즈니스 모델은 바로 세 번째다. 기존에 존재하던 트랜잭션 프로세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고 (Streamline), 이 댓가로 트랜잭션의 중간에 들어앉아서 수익 모델을 구축하는 모델은, 잘만 구현된다면 누구에게나 좋은 윈윈 게임이 성립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지하철 교통카드를 생각해 보자. 우선 교통카드를 쓰는 경험은 정액권을 쓸때에 비해 더 편하기 때문에, 유저에게 교통카드 시스템은 좋은 것이다. 지하철 공사 입장에서도 기존의 티켓 발행 시스템에 비해 한결 빠르고 편하기 때문에 좋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트랜잭션 프로세스를 개선한 다음, 트랜잭션당 수수료를 받는 회사 역시 지속적인 수익이 발생하므로 좋다. 윈-윈-윈 게임이 아닌가?



그림. 교통카드: “아름다운 수익모델”

교통 카드가 한번 찍힐 때 얼마의 수수료가 발생하는 지는 모르지만 (물론 연간 계약일 수도 있고, 일회성 SI 프로젝트였을 지도 모르지만), 만일 교통 카드가 한번 찍힐 때 10원씩만 받는다고 하더라도 지하철의 수많은 이용객들이 1년동안 발생시키는 매출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본다. 물론 나는 이 회사가 (씨엔씨 엔터프라이즈라는 코스닥 회사로 알고 있다) 얼마나 돈을 잘 버는지, 기업 내용이 얼마나 좋은지는 잘 모른다. 그러나 이 회사가 구현한 수익 모델만큼의 "아름다움" 만큼은, 생각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본다.



그림. 만일 교통카드가 한번 찍힐 때마다 10원씩 수익이 발생한다면?

물론 웹 2.0 시대에도 물건이나 컨텐츠를 직접 팔거나, 아니면 (웹 2.0 컴퍼니들이 거의 다 유일한 수익 모델로 신봉하고 있는) 광고 수익을 기대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무언가 지하철 교통카드 시스템처럼 모든 이에게 이익을 주면서도 마이크로 머니가 꾸준히 내 주머니로 들어오는, "아름다운 수익모델"은 없을까?


마이스페이스: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추천 플랫폼

마이스페이스를 인수한 루퍼트 머독은 한 기자가 마이스페이스의 수익모델에 대해서 물어보자, "마이스페이스는 세계에서 가장 큰 추천 시스템이 될 것이다" 라는 힌트를 밝힌 바 있다.

미국의 아이들은 예전에는 "몰 (Mall)" 에서 주로 어울려 다녔지만 (hang-out), 이제는 마이스페이스에서 더 많이 hang-out 한다. 모 VC 회사 사장님 말씀에 따르면 X-man 3 영화를 본 관람객을 대상으로 출구 조사를 했더니 33% 의 관람객들이 영화 정보를 마이스페이스에서 얻었다고 한다.

약 2조의 시장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평가되는 마이스페이스는 과연 앞으로 어떻게 돈을 벌 것인가? 구글이나 싸이월드처럼 물건과 컨텐츠를 직접 팔 수도 있을 것이다 (뉴스코프 그룹의 컨텐츠는 무궁무진하다!) 그리고 광고를 팔 수도 있을 것이다. (구글과 마이스페이스는 협력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마이스페이스가 "세상에서 가장 거대한 추천 플랫폼" 이 되고, 더 나아가 그 안에서 회원들끼리 기존 채널에 비해서 훨씬 더 쉽고 효율적으로 물건과 컨텐츠를 거래할 수 있는 장을 성공적으로 형성해 낸다면, 마이스페이스의 기업가치는 지금보다 몇 배는 더 상승할 지도 모른다.

김창원 chang1.kim@samsung.com

김창원님은 국문 블로그 메모리즈 릴로디드 (memoriesreloaded.net) 와 영문 블로그 , Web2.0 Asia(www.web20asia.com)를 운영중이다.

Posted by blueis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