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2004. 10. 8. 16:21


작년 덕수궁미술관에서 전시했던 '렘브란트와 17세기 네덜라드 회화전'에는 네덜란드 황금시대가 낳은 위대한 회화 50점이 전시했었다. 이 중에서 유독 화가 베르메르의 <진주 귀고리 소녀>가 빠져 있다. 도대체 어떤 작품이길래 네덜란드 당국도 외국으로 유출하기를 꺼려하는 것일까. 이 책은 '북구의 모나리자'라 불리는 <진주 귀고리 소녀>를 토대로 베르메르의 삶과 예술을 조명하고 있는 소설이다. 정확한 미술사적 지식과 17세기 네덜란드 도시 '델프트'의 일상이 손에 잡힐 듯 꼼꼼하게 복원되어 있음은 물론, 작품 속 소녀를 햇살 아래 불러내는 작가적 상상력과 수완 또한 돋보인다.

영화 Girl with a Pearl Earring를 보고 잔잔함의 소소한 느낌을 소설에서는 어떻게 표현했을까.. '꼭 읽고 말거야'하면서 극장문을 나선지 1달이 넘어서야 욕구를 채울 수 있었다.

항상 느끼지만 영화를 먼저 보길 잘한 것같다. 영화는 전반적인 분위기를 보는데 도움은 주지만 소설처럼 디테일하지 못하다. 하지만 영화는 소설의 디테일을 가지려는 순간 영화로서의 생명은 거기서 끝난다고 생각한다.. 소설은 그런면에서 새로움을 가져주였다. 영화에서 볼 수 없는 그리트의 시선은 한층 깊이있는 소녀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책속의 베르메르의 작품을 보면서 작가는 자신의 글과 작품의 연관성을 부여하고 있다. 밝혀지지 않은 베르메르의 삶을 그가 남긴 작품속에 투영시키는 작가의 상상력은 베르메르의 그림만큼이나 좀체 시선을 떼기 어려운 매력과 감동을 선사하고 있는 새로움인 것 같다..

Posted by blueis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