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s2004. 3. 24. 18:06


<냉정과 열정 사이>의 작가 에쿠니 가오리의 투명한 사랑 이야기
호모 남편과 알코올 중독 부인... 그리고 그 남편의 애인. 평범하지 않은, 조금 이상할지 모르는 이 세 사람의 사랑이 소설의 축을 이룬다. 호모가 여자와 결혼했다는 것, 그리고 그 상대가 알코올 중독자라는 것. 자칫 이런 등장인물의 이력만 보면 지리지리하고 어두운 생활이라든가 피터지는 사랑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지만, 에쿠니는 그녀만의 독특한 서정성과 문체로 이런 우려를 깨끗이 날려버리며 우리에게 투명한 사랑 이야기를 선사한다.
본문중에..
“아버지,은사자라고 아세요? 색소가 희미한 사잔데 은색이랍니다. 다른 사자들과 달리 따돌림을 당한대요. 그래서 멀리서 자기만들의 공동체를 만들어 생활한다는군요. 쇼코가 가르쳐 주었어요. 쇼코는 말이죠, 저나 곤을 그 은사자 같다고 해요. 그 사자들은 초식성에, 몸이 약해서 빨리 죽는다는군요 . 단명한 사자라니, 정말 유니크하죠. 쇼코의 발상은.”
나는 웃었다. 웃으면서 최악이라고 생각했다. 어머니한테 이러니 저러니 압력을 받는 편이 훨씬 낫다.
(은사자들/ p131)

Posted by blueisland